Saturday, December 21, 2013

어느새 나는 너가 되었다.

여자친구와 손을 잡고 걸어 다닌다.


좋은 야경을 구경하기도 하고 재밌는 이야기를 할때에는 서로 손을 잡은채 까르르르 웃기도 한다.


집에 바래주면서 마지막 굿나잇 키스를 전해주고 자기 전에는 서로 통화를 하면서 다음에는 어디를 가자며 미래를 기약한다.


그렇게 ... 다시 행복을 찾았다.





사랑은 사랑으로 치료된다고 흔히들 말한다. 사랑으로 아파한다면 그것을 묻고 덮고 극복하는 최고의 방법은 바로 위에 새로운 사랑은 올려놓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확실하지가 않아서 이다.


어렸을때 아무것도 모르며 바라만 봐도 좋아하는 '첫사랑' 고등학교 시절에 격었다. 바라만 봐도 좋아해서 그런지, 고백한번 못해보고 바라만 보다 졸업하고 말았다. 사실 풋사랑이어서 그런지 아련하기는 하지만 아프진않았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또다른 '첫사랑' 만난다. 이번에는 바라만 보는 사랑이 아닌, 서로 눈을 마주보고 손을 잡고 사랑을 하는 그런 사랑.


1년반을 만나면서 이런 느낌들 처음 느껴보았다. 모든걸 주고도 모자라다는 느낌, 너무 사랑해서 가슴이 터질것 같다는 느낌. 그리고 누군가가 나를 보호해준다는 느낌. 내가 하던 바라만 보던 사랑이 귀엽게마져 보이게 만들었다

그녀는 나에게 '진짜' 첫사랑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녀에게 나는 그런 존재가 아니였다.

그녀는 나를 만나기 전에 3년이란 시간을 만나왔던 남자친구와 헤어진 후였다. 그래서였나... 그녀는 항상 나에게 간격을 두고 있는거 같았다. 나를 찾고 사랑을 나누고 미래를 나누기를 원했지만 왠지 모든것들을 한발짝 뒤에서 하는 느낌이랄까?


이해가 안간다고?


한가지 예를 들자면 연애초기에 나와 싸우면 그녀는 항상 자기 전남친에게 연락을 하곤 하였다. 핸드폰 기록들... 지울수도 있는데도 지우지 않고 실수처럼 나에게 보여주곤 하였다. 그러다가 다시 화해하고 사랑을 나눌때면 "미래에는 어느 집에서 살자", "강아지는 몇마리를 두자" 는둥 미래를 약속하고는 했다.


그래서 나의 사랑은 강렬했다. 그녀가 멀어지려고 하면 붙잡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20% 사랑을 해준다면 80% 사랑해주면 되는거 인줄 알았다.


웃기다...


그녀는 생리기간만 되면 성격이 심각하게 민감해 지고는 했다. 마치 영화에서 교수가 화가나면 헐크가 되듯 그녀는 생리하는 기간만 되면 나에게 울면서 외롭다면서 헤어지자고 했다.


매달 처음 6개월동안 그래왔다. 그녀가 생리기간만 되면 만나기만 하면 작은 것들로 싸움을 붙이곤 했다. 그래서 싸우는게 무서워서 집에서 쉬라고 하면 나에게 헤어지자고 하고선 그녀는 전남친에게 연락을 하곤 했다.


진심으로 고맙게도 전남친은 전화를 한번도 받이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그렇게 1년반을 참아왔는지... 내가 기특하다고 느낄정도이다.


지금 새로운 여자를 만난다. 나보다 한살어린 연하.


그녀는 나에게 두번째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다가왔지만 나는 그녀에게 첫사랑이라는 이름을 안겨주었다.


그래서 그런지 그녀는 애교가 많다. 버스에서 내려서 나를 마주치게 되면 그녀는 아이처럼 달려와서 뽀뽀를 남발하고 나를 쎄게 껴안는다. 데이트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안에서는 나에게 안겨서 "너무 좋다 자기" 말만 열번도 넘게 하는거 같다.


물론 나도 모든 것들에 보답을 해준다. 사랑한다는 말에 사랑한다고 해주고, 좋다는 말에 나도 너무 행복하다는 것을 표현해준다.

전 여친과 갔었던 곳을 가고, 먹었던 음식들을 먹고, 그리고 기약했던 미래들을 또 한번 그리고 있다. 

하지만 첫번째가 아닌 두번째 사랑, 자꾸만 첫번째 사랑을 반복하는 복사기 같아서 뭔가가 꺼림칙하다.

나도 모르게 한발짝 뒤에 서있는 느낌이랄까...?



어느새 나도 모르게 나는 너가 되버리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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