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2013년 5월
엄마가 나에게 사과를 하라고 제촉하신다.
엄마가 옆에서 도와줄테니,
자연스럽게 티비를 보는 아빠옆에 앉고
자연스럽게 말을 걸고
자연스럽게 사과를 하랜다.
그래야 우리 집 분위기가 다시 산다면서, 나에게 사과를 하라고 제촉하신다.
내가 태어났을 떄 나에대한 우리집 기대는 컸다고 한다.
우리 아버지가 네째인데 아버지 위로는 아들 하나 없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태어났을 때 할머니 할아버지는 몇일동안 잔치를 치뤘다고 한다.
하지만 가족안에서는 그다지 사랑받는 존재는 아니였다.
엄마는 내동생을 더 좋아하였고,
아빠는 누나를 더 선호하였다.
누나는 아빠에게 사랑을 받아 이쁘게 자랐고
동생은 엄마에게 사랑받아 자신감이 넘치게 자랐다.
내 자신을 굽히는 일,
사랑을 덜 받아서 그런가. 나에게는 너무나 어색한일이다. 내 나이 25살 되면서 느낀것중 하나가 세상은 혼자사는게 아니라서 샤바샤바를 조금은 할줄 알아서 인생살기가 편하다는걸 뻔히 알면서도 아무리 높은 사람에게도 내 자신을 굽신 굽신 거리는 것은 힘들어한다.
그게 내 약점인걸 알면서도 바꾸기가 너무 힘들다.
행여나 남을 뒤땅까면서도 정작 그 앞에서는 굽씬거리는 놈들을 보면 나는 보란듯이 사실을 다 까벌린다.
그런 나에겐... 사과는 너무 어려운 과제이다.
엄마는 다시 내 팔을 흔드신다.
나때매 집안 분위기가 너무 어둡다고 한다.
오늘 아니면 다시는 사과할 기회가 없다고 하신다.
아빠가 좋은 일이 있어서 아주 룰루랄라라고 하신다.
그런 아빠에게 나보고 벌써 10분째 조용히 체스처와 함께 속삭이며 제촉을 하신다.
도저히 엄마 앞에서는 못할거 같더라.
나는 남자인지라. 더군다나 누나하나에 동생하나둔 가운데때문에 성격이 드럽게 모나서 최소한 누구앞에선 못하겠더라.
엄마에게 말한다.
샤워를 하시라고.
샤워를 하시라고.
이 문제는 남자와 남자 사이에 문제고 엄마가 보면 오히려 더 일이 안풀릴거니깐 엄마는 샤워를 하시라고 그럼 그 사이에 내가 아빠옆에가서 자연스럽게 사과를 하겠다고.
엄마는 잠시 생각하시더니 인상을 쓰고 손가락을 치우키며 “그럼 꼭 해” 란 말을 남기시고는 화장실에 들어가셨다.
약속은 했지만 여전히 나에겐 쉬운일이 아니였다. 발만 동동구르고 있었다. 너무 긴장된 나머지 몸에 에너지가 넘치는 거 같았다. 가만히 있을수가 없어서 팔굽혀 펴기도 몇개 하였다. 땅이 거질문한 긴 숨도 몇번 쉬었다.
나는 그렇게 몇분동안 긴장을 하면서 방문이 살짝 열린 틈으로 아빠에 모습니 보였다. 아빠는 어느날과 같이 티비를 보면 맥주를 마시고 계셨다.
내 방에선 아빠가 앉은 소파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집 거실에는 큰 창문이 있는데 밖이 어두워지는 밤이 되면 그 큰 창문은 거울에 역활을 하곤 한다. 그 창문 겸 거울로 아빠에 모습이 보인다.
내 방에선 아빠가 앉은 소파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집 거실에는 큰 창문이 있는데 밖이 어두워지는 밤이 되면 그 큰 창문은 거울에 역활을 하곤 한다. 그 창문 겸 거울로 아빠에 모습이 보인다.
이번엔 가야지.
열까지만 샌다음에 눈 꽉 감고 나가야지 란 생각을 한다.
삼분이나 지났을려나.
잠깐 고개를 돌렸다가 다시 그 창문을 조금하게 열린 방문 틈새로 보았다.
그는 키득키득 웃으며 한손에는 망할 구식의 하얀 flip 폰이 있었다.
그가 누구에게 전화를 하는지는 안봐도 뻔하다.
엄마가 아까 나에게 속삭이면서 제촉하셨던것처럼, 그도 속삭이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한가지 다른점이 있다면, 그는 쥐새끼마냥 키득키득 웃고 있다.
그 전화 반대편에 있는 사람은 내가 세상에서 둘째로 싫어하는 사람이다. 썩을년...
화장실에서 흐르는 샤워기 물소기가 어느새 끼익 거림과 함께 멈췄다.
아빠가 flip 폰을 닫는 소리도 들렸고 서서 통화하던 아빠는 다시 소파에 앉았다.
어머니는 수건으로 머리를 말리시며 화장실문으로 나오신다.
나를 보며 사과를 했냐고 질문하신다.
나는 한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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